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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전 세계 폐의약품 처리에 대한 시민 참여형 캠페인 사례

서론: 약을 안전하게 버리는 법, 캠페인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폐의약품 처리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단순한 법적 규제를 넘어서 시민 참여를 중심으로 한 캠페인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습니다. 감기약 한 알, 안약 한 병이라도 잘못 폐기되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교육과 실천 캠페인은 환경 보호를 위한 생활밀착형 접근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선진국을 중심으로 정부, 지자체, 약국, 시민단체가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회수 구조를 만들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활동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시행되고 있는 전 세계 시민 참여형 폐의약품 캠페인 중 의미 있고 실천 중심의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1. 미국 DEA의 ‘National Prescription Drug Take Back Day’

미국은 마약성 진통제 과다 복용 문제를 포함해 불용 의약품이 사회적 문제로 번지자, 2010년부터 마약단속국(DEA) 주도로 전국 단위 폐의약품 반납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년 봄과 가을에 하루를 지정해 전국 약국, 경찰서, 공공기관 등에서 무기명으로 폐약 반납을 받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캠페인을 통해 수천 톤의 폐의약품이 회수되었으며, TV 광고, SNS 홍보, 학교 연계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참여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약을 반납하는 것이 곧 지역 사회의 안전과 환경을 지키는 행동임을 강조하면서, 약물 오남용 예방과 환경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습니다.


2. 프랑스의 ‘Cyclamed 캠페인’

프랑스는 약국에서 불용 의약품을 수거하는 Cyclamed 시스템을 1993년부터 운영 중입니다. 이 캠페인은 프랑스 전역의 약국에 설치된 수거함을 기반으로, 사용하지 않은 약을 누구나 반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Cyclamed는 단순 수거가 아니라, 약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교육과 행동 전환까지 유도하는 캠페인을 병행합니다.

 

특히 Cyclamed는 어린이 환경 교육 교재, 고령자 대상 브로셔, 시민 포럼 운영 등을 통해 전 연령층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으며, 반납 실적을 지역별로 공개함으로써 투명성과 시민 의식 제고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시민의 75% 이상이 이 캠페인을 인지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3. 캐나다 ‘Medications Return Program’ (약물 반납 프로그램)

캐나다는 주 단위로 폐의약품 반납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특히 브리티시컬럼비아(B.C) 주는 ‘Health Products Stewardship Association’을 통해 체계적인 약물 회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지역 약국 어디서든 시민들이 사용하지 않는 약을 비용 없이 반납할 수 있으며, 온라인 지도로 반납 가능한 약국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캠페인의 특징은 시민 참여 기반 평가 시스템입니다. 반납 참여자를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통해 캠페인 방식이나 홍보 수단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 대상 ‘약물은 쓰레기가 아니다’라는 슬로건을 활용한 SNS 캠페인도 병행하여 효과를 높이고 있습니다.


4. 한국의 ‘약은 약국에’ 캠페인

한국에서는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대한약사회가 공동으로 ‘약은 약국에’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은 사용하지 않는 의약품을 가까운 약국이나 보건소에 안전하게 반납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실제로 전국 수천 개 약국에 폐의약품 수거함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이 캠페인의 특징은 생활밀착형 홍보 방식입니다. 지하철, 버스 정류장, 공공 도서관 등 시민 접점에 포스터를 부착하고, 아파트 단지 우편함에 안내 브로셔를 배포합니다. 또한 ‘폐의약품 정리의 날’을 지정해 지역별 약국과 협업한 집중 수거 주간을 운영함으로써, 시민들의 참여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5. 스위스의 ‘Bring Back Your Meds’ 캠페인

스위스는 약국을 중심으로 한 자율 반납 시스템을 운영하며, ‘Bring Back Your Meds’라는 전국 단위 캠페인을 통해 시민 참여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정부는 시민들에게 약물 반납용 전용 파우치를 제공하고, 약 봉투에 반납 가능한 약물 리스트를 적어주는 등 참여 장벽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캠페인은 어린이 보호 관점도 함께 강조합니다. 사용하지 않는 약이 집안에 방치될 경우 어린이 오복용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시민들이 보다 책임감 있게 의약품을 보관하고 폐기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약사들이 적극 참여하고, 약국이 지역 내 환경 교육 공간으로 기능하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마무리

폐의약품 문제는 제도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시민이 스스로 행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끄는 캠페인이야말로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입니다.
세계 각국이 선택한 방법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쉽고, 반복 가능하며, 교육적인 구조’를 갖추는 것입니다.
우리 역시 ‘집안 서랍 속의 작은 약’에서 시작해, 큰 환경 실천으로 이어지는 문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